안녕하세요, 저 까먹으신 건 아니죠?
<나라쨩의 홍대통신> 여섯번째 소식입니다.
쨍하던 하늘에서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질 않나,
요즘은 습식사우나를 방불케 하는 엄청난 습도에 대체 빨래는 언제 해야 할지 고민
그러다 또 쏴아아 쏟아지는 비에 우산을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
마치 런던 같은 날씨군요. 가 본 적은 없지만 호호
덥습니다. 더워요.
뭘 해도 짜증이 나고 입맛도 없고 입맛이 없으니 밥도 먹기 싫고 기운도 안 나고.
그럴 땐 달콤하고 시원한 걸 먹으며 짜증을 확 날려버리자구요!
예를 들어, 여름 하면 딱 생각나는 그것?
그렇습니다.
오늘도 약간의 PPL이 있네요 ㅎㅎㅎ
제가 2011년 여름에 처음으로 발매한 '식탐소녀의 여름' 디지털싱글의 자켓입니다.
노래의 첫소절 가사가 '팥빙수 한 그릇'이거든요. 심플하지만 정말 훌륭한 자켓이지 않습니까?
습도 90%의 길바닥에서 땀 뻑뻑 흘리다가 들어간 시원한 카페에서
얼음보다 더 차갑고 달콤한 팥빙수 한 그릇 뙇! 하면
더위는 멀리멀리 저 먼 곳으로!!
<나라쨩의 홍대통신> 제 6호에서는
홍대 주변에서 팥빙수 맛있기로 이름난 가게 4곳을 엄선하여
나라쨩이 직접 먹어 보았습니다 ㅎㅎㅎ
먼저 홍대입구 역에서 가장 가까운 카페 'imi(이미)'에 들러 보았어요!
imi는 형제 두 분이서 운영하시는 꽤 이름난 디저트카페인데요,
흑임자떡이 올라간 팥빙수가 유명하다고 해서 찾아갔습니다.
사진 투척!
응? 뭔가 잘라놓은 해삼 같지 않나요?
해산물빙수 ㅎㅎㅎㅎ
노노노 이것이 바로 흑임자떡입니다.
흑임자의 고소한 맛이 팥과 잘 어울리네요.
사장님의 아버님이 장흥에서 농사지으신 팥을 보내주시면
정성껏 삶아서 요렇게 맛있는 빙수로 만들고 계신다고 합니다.
그리고!
메뉴판을 보고 궁금해져서 밀크팥빙수(1인분 5500원)와 함께 시켜 본 메뉴,
크리미 오렌지 빙수!!(5500원)
완전 깜찍깜찍해~
오렌지빙수를 하얀 크림이 소복소복 덮고 있어요~
쫑쫑쫑 박힌 건 오렌지껍질?
한 숟갈 떠 먹어 봤습니다.
캬아아 상큼! 오렌지 과육이 가득하네요~
밀크팥빙수와 함께 먹으니 묘하게 궁합이 좋습니다!
imi에서는 맛있는 커피와 함께 다양한 홍차 메뉴,
그리고 비쥬얼도 맛도 훌륭한 디저트를 맛볼 수 있습니다.
카페 안쪽에서 케익 만드는 모습도 구경할 수 있어요!
(카페의 자세한 모습들은 직접 가서 구경해 보시라는 의미에서 담지 않았습니다.
사진은 오직 팥빙수만!! 호호)
imi
02-6368-5228
서울시 마포구 동교동 201-10
매월 둘째주 월요일 휴무
두번째로 찾아갈 곳은요,
홍대 정문앞 놀이터 아랫쪽에 있는 '제너럴닥터'입니다.
입구가 전혀 카페같지 않아서 처음 가시는 분들은 헤매기도 하시는데요,
갸우뚱 갸우뚱 2층으로 올라가서 문을 열면 신세계가 펼쳐집니다.
고양이가 네 마리나 있어요!
그리고 제너럴닥터는 병원이기도 합니다.
3층에 올라가면 의사 선생님들이 계셔서 진료를 받을 수 있어요.
각종 예방접종도 받을 수 있구요. 신기한 곳이죠?
하지만 오늘 중요한 건 고양이가 아닙니다. 예방접종도 아니구요.
오늘의 주인공은 제닥의 빙수입니다!!
쨘!
어라? 이건 콩가루빙수인가요?
(제닥빙수 10000원)
눈으로 덮인 산 같은 얼음가루 위에 콩가루가 흩뿌려져 있습니다.
앙증맞은 사이즈의 인절미는 따로 접시에 주시네요.
우와아아…근데 팥은 어딨죠?
요있네~
얼음산 속에 달콤한 팥과 연유가 숨겨져 있었어요!
콩가루와 연유의 조화가 저 커다란 산을 퍽퍽 다 퍼먹어서 금방 없어져 버리게 만드네요~
근데…눈치채셨죠?
앞의 두 사진과 뒤의 사진이 다른 테이블이에요. 함께 있는 사람도 다른 사람입니다 :)
저는 제닥을 좋아해서 꽤 자주 방문하는 편인데요,
빙수 뿐 아니라 다른 음료와 식사들도 맛있습니다.
각자의 개성을 뚜렷하게 가지고 있는 고양이 4마리도 너무 예쁘구요,
재미있는 이벤트도 많이 열리고 있습니다.
제너럴닥터
02. 322. 5961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362-1번지 2,3층
http://www.generaldoctor.org/
세번째로 찾아갈 곳은
요즘 홍대에서 가장 핫한 팥빙수집, 옥루몽입니다.
주차장길을 상수 방향으로 쭈우우욱 걸어가다가
이제 롤링홀쯤 왔나? 싶은 지점에 사람들이 미친듯이 줄을 서 있다 하면 그 곳이 옥루몽이에요.
오후 3시쯤 이 곳을 찾았는데요,
이 애매한 시간대에 이렇게 줄을 서다니…
일부러 이 곳을 찾아 오신듯 택시에서 멋쟁이 어머님 4인방이 내리셔서 저희 뒤에 대기하시더라구요.
오픈한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는데 팥빙수 맛이 꽤 멀리까지 퍼졌나 봅니다.
예전부터 주차장길 중간쯤에 있는 카페 '405키친'과 'Original' 그리고 지금은 없어진 '18gram'
이 세 카페의, 놋그릇에 나오는 팥빙수가 맛있기로 유명했었는데요
이 가게들의 사장님이 팥빙수 전문 체인으로 오픈하신 가게가 바로 옥루몽이라고 합니다.
(사장님…가게가 대체 몇 개…후덜덜)
405키친 빙수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두구두구두구!! 제가 한 번 먹어 보겠습니다!!
일반 팥빙수(8000원)와 녹차빙수(9000원)를 주문해 보았어요.
아…저 혼자 두 개 다 먹는 거 아니구요,
줄 서 계시던 분 중 노란 티 입고 무지 더워 하시는 분과 동행했습니다.
우앗!!
생각보다 커서 깜짝 놀랐습니다.
옥루몽 가격에 비해 양이 너무 적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인지
흘러내릴듯이 쌓아 주셔서 정말 깜짝 놀랐어요.
팥추가는 1500원이길래 화를 내려다가, 먹다 보니 안에도 팥이 들어 있네요 (급 화색)
제 기준에서 더도 덜도 말고 딱 좋은 빙수맛의 표준입니다.
후르츠칵테일이나 견과류, 콘푸레이크 같은 거 제발 넣지 말아 주세요 :)
(근데 부산 국제시장 거리에서 할머니들이 해 주시는 빙수는 후르츠칵테일 들어가도 맛있더라구요! 왜때문이죠?)
경성팥집 옥루몽 홍대점
02. 325. 4040
서울 마포구 서교동 402-18
마지막으로 방문할 곳은
팥빙수계의 숨은, 아니 떠오르는 샛별 '힘내라단팥죽'입니다.
상수역 4번출구에서 직진하면 버스정류장 앞에 빨간색 간판을 단 서너평 남짓한 작은 가게가 있습니다.
그 곳이 바로 '힘내라단팥죽'이에요.
단팥죽이 메인 메뉴이고, 365일 빙수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빙수 맛이 꽤 소문이 나서 붐비는 시간엔 한참 기다려야 먹을 수 있어요.
(팥빙수 5000원, 녹차빙수 5500원)
꺄아아아아아
이겁니다 이거예요.
누가 사진 보고 짜장면 아니냐고 하셨는데 이게 진짜 팥빙수입니다.
곱고 고운 우유얼음에 연유와 정성껏 쑨 팥과 정직한 떡.
이것만 있으면 됩니다. 이것이 진정한 팥빙수인 것이지요.
다른 가게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양도 꽤나 많습니다.
전에 일본에서 오신 지인을 모시고 간 적이 있었는데요,
어라? 뭔가 허전한데?
이 날은 떡을 요렇게 따로 담아 주셨습니다. 깜찍하죠?
'힘내라단팥죽'은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가게라서 여기저기서 꽤 홍보하고 다니는데요,
공연 때 제가 하도 홍보를 하니 궁금해 하시다가 시간이 맞아서 함께 팥빙수를 먹게 되었습니다.
너무 감격을 하면서 드셔서 제가 만든 건 아니지만 정말 뿌듯하고 기분이 좋았어요.
맛있는 음식을 좋은 사람들과 함께 먹으면 그것만큼 즐거운 일이 또 어디 있겠어요.
어디까지나 식탐소녀인 제 기준에선 그렇습니다 :)
글머리에 있는 '식탐소녀의 여름'의 노래를 들어 보면
'돌담길 핑크 트럭 아이스단팥죽도 맛있다는데' 라는 가사가 나옵니다.
여기서 '돌담길 핑크 트럭'은 힘내라단팥죽의 전신이에요.
2011년 봄 어느 늦은 밤, 저녁도 못 먹고 퇴근하는 길에 배가 너무 고픈거예요.
그날따라 단팥죽이 너무 먹고 싶어서 집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홍대 근처에 이 시간에 단팥죽 먹을 수 있는 곳 있나요?' 하고 트윗을 올렸는데
금방 답멘션이 왔어요. '마포도서관쪽에 오시면 드실 수 있어요. 힘내라단팥죽, 돌담길에 핑크색 트럭이 있습니다! '
응? 핑크색 트럭에서 단팥죽을 판다고?
반신반의 하면서 마포도서관 쪽을 향했습니다.
돌담길이 여기쯤 있었는데…
앗! 진짜 핑크색 트럭이 있어!!
훈남청년 두 분이 트럭에서 단팥죽을 팔고 있습니다.
쭈뼛쭈뼛 다가가서 '저기…트위터로 아까…' 했더니
깜짝 놀라시며 정말 오셨다고 막 반가워하셨습니다.
저도 바로 답멘션이 온 게 신기했었는데 제가 진짜로 나타난 게 더 신기하셨었나봅니다.
제가 트위터를 남긴 그 타이밍에 '단팥죽'으로 검색을 해 보셨었나봐요.
아무튼 그렇게 저는 단팥죽 1인분을 주문했고
우와 ㅠㅠㅠㅠ
이 감동적인 비주얼을 보라
당시 이 사진을 본 저의 팔로워들이 이곳이 어디냐 당장 좌표를 대라 난리가 나서
핑크트럭의 매니저가 된 양 열심히 설명해 드렸던 기억이 나네요.
저는 그렇게 그날 레슨에 지친 몸과 마음을 따끈한 단팥죽으로 힐링하고
핑크트럭 힘내라단팥죽의 단골이 되었습니다.
'아이스단팥죽'은 그 해 여름 판매 예정이었던 메뉴였는데
사정상 판매하지 못하고 노래 가사로만 남아 있구요,
단속 때문에 핑크트럭은 꽤 오랫동안 영업을 하지 못하게 되어서
혹시 이 맛있는 단팥죽을 영영 먹을 수 없게 되나 하고 속상한 마음을 감출 길이 없었는데
상수역에 뙇! 하고 매장을 오픈하셔서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이곳 사장님은 원래 이탈리안 레스토랑의 쉐프셨는데
자기가 좋아하는 단팥죽을 사람들에게 먹여주고픈 마음에 단팥죽 전문점을 오픈하셨다고 합니다.
사장님 마음이 참 예쁘죠?
제가 특별히 좋아하는 사람들은 시간만 되면 죄다 한 번씩 데려가고 있습니다.
아직아직 많이 남았어요. 저랑 같이 빙수랑 티라미슈 먹으러 가요 :)
단팥죽과 단팥티라미슈도 정말 황홀한 맛이랍니다.
-찬조출연 홍대힐링듀오 '달과 바둑이'의 구름달 님-
힘내라단팥죽
02-322-8808
서울시 마포구 상수동 323-3
둘째 넷째 월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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